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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오를 때 사라는 게 아니다. 떨어질 때 사는 것도 아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주포럼에서 던진 한 마디는 투자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냥 갖고 있으라." 단타 매매를 부추기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나온 이 말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읽는 핵심 코드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밝힌 SK하이닉스 주가 전망
2025년 1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최태원 회장은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와 AI 미래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사회는 이재욱 서울대 AI연구원장이 맡았다.
본격 대담 전 SK하이닉스 주가 질문이 나왔다. 최 회장의 답변은 명확했다.
"주가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 기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올라가고, 조금 아닌 것 같으면 확 떨어지기도 한다."
단기 변동성을 인정한 뒤 그는 핵심을 짚었다.
메모리 수요 기하급수 증가, 구조적 상승 국면
"지금 기하급수적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라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은 수백 GB 이상의 메모리를 실시간으로 소비한다. 데이터센터 한 곳당 수만 개의 GPU가 들어가고, 각 GPU마다 HBM3·HBM3E가 탑재된다.
최 회장은 이 흐름을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는 문장으로 정리했다.
단타 매매 말고 장기 보유 전략
"당장 다음 달에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냥 갖고 있으라."
SK그룹 총수가 직접 개인 투자자에게 조언한 셈이다. 단기 등락은 예측 불가하지만 중장기 방향은 명확하다는 메시지다.
SK하이닉스가 AI 시대 필수 인프라인 이유
최 회장의 확신은 기술 우위에서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1위다. 엔비디아 H100·H200 GPU에 들어가는 HBM3는 사실상 SK하이닉스 독점 공급 체제다.
| 항목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 마이크론 |
|---|---|---|---|
| HBM 시장점유율 | 약 50% | 약 40% | 약 10% |
| 주요 고객 | 엔비디아, AMD | 엔비디아(일부) | AMD |
| 양산 제품 | HBM3E 12단 | HBM3E 12단 | HBM3 |
AI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 지점
GPU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메모리 대역폭이 따라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HBM은 AI 가속기의 병목을 푸는 핵심 부품이다. 구글 TPU, 아마존 트레이늄, MS 마이아 칩 모두 HBM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공급은 제한적이다. HBM 생산에는 TSV(관통전극) 기술과 다단 적층 공정이 필수인데, 수율을 올리는 데만 수년이 걸린다.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진입장벽이다.
지능 수출, AI 시대 한국 경제 성장 어젠다
최 회장은 같은 대담에서 AI 시대 한국 경제 성장 어젠다로 '지능 수출'을 제시했다. 단순히 메모리 칩을 파는 게 아니라 AI 모델 학습, 추론 인프라, 데이터 처리 역량 자체를 수출하자는 구상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생산국이다. 여기에 AI 소프트웨어 역량과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결합하면 지능형 서비스 수출 강국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제조업 기반 위에 AI 레이어 얹기
반도체는 하드웨어다. AI는 소프트웨어다. 둘을 엮으면 시너지가 생긴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를 공급하고, SKT·네이버·카카오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삼성SDS·LG CNS가 기업용 AI 솔루션을 판매하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최 회장이 말한 지능 수출은 이 생태계 전체를 해외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투자자가 알아야 할 3가지 리스크
최 회장이 낙관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1. AI 투자 사이클 둔화 가능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에 수조 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수익화 모델은 아직 불투명하다. 만약 AI 기대감이 꺾이면 GPU·HBM 주문도 급감할 수 있다.
2. 삼성전자 추격
삼성전자가 HBM3E 양산을 시작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엔비디아 공급선 다변화 압박도 있다. 기술 우위가 영구적이지 않다.
3. 중국 견제와 수출 규제
미국이 중국향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막으면 SK하이닉스도 영향을 받는다. 지정학 리스크는 메모리 업황과 무관하게 주가를 흔든다.
결론: 보유 전략이 통하는 이유
최태원 회장의 "그냥 갖고 있으라"는 말은 단순 응원이 아니다. 메모리 수요 기하급수 증가, HBM 공급 독점 구조, AI 인프라 필수재라는 세 가지 근거 위에 서 있다.
단기 주가 변동은 시장 심리가 만든다. 중장기 방향은 산업 구조가 결정한다. AI 시대가 지속되는 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우상향한다.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단타 매매보다 장기 관점으로 접근하라. 시간이 답이다.
투자 판단은 본인 책임이지만, 그룹 총수가 직접 던진 이 메시지는 산업 내부자의 확신을 담고 있다. 최소한 지금 당장 팔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뜻이다.